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뽀미의 개발노트
회사 덕후였던 내가 이직한 건에 대하여 (다사다난했던 2024 눈물의 회고) 본문
나는 10월 말에 원래 다니던 회사를 그만뒀고 한 달 동안 이직 준비를 하다가 새로운 회사에 다니게 되었다. 새로운 곳에 내가 잘 적응할 수 있을까 걱정을 많이 했는데 생각보다 너무너무 좋다. 이전에 다녔던 회사를 내가 너무 좋아했어서 새 회사도 과연 그만큼 좋아할 수 있을지 의문이었는데, 이곳에도 사랑에 빠져버렸다.
내 지난 1년을 회고해보자면, 이전 회사에 다닐 때는 공부를 한다기보다는 그냥 '일'을 계속했던 것 같다. 공부가 필요한지도 잘 몰랐고 그냥 일만 잘 할 수 있으면은 괜찮다고 생각을 했던 것 같다. 그래서 실제로 내가 맡은 부분의 일은 잘 해낼 수 있었다. 그러나 뒤돌아보니 이미 그 제품의 구조나 아키텍처는 기존 선배들이 다 구축해 놓았고, 나는 그 안에 들어가는 굉장히 작은 기능만 구현을 했던 거였다. 그래서 생각보다 많은 공부가 되고 있지는 않았는데 그게 회사 다니고 있는 도중에는 잘 안 보였다. 나도 주니어일 뿐이었으니까. 회사를 그만두고 다시 이직 준비를 하면서 내가 1년 동안 열심히 하기는 했지만 방법이 좀 잘못 되었다는 걸 깨달았다.
보통 회사에서 원하는 연차는 3년 차 이상이었는데, job description에 적힌 만큼의 경험을 1년차인 나는 할 수 없었기에 이직 준비가 더 어려웠기도 하다. 근데 그래도 내가 어쨌든 1년을 하긴 했는데 1년조차도 회사를 다녀본 적이 없던 신입 개발자들과 별로 다를 게 없었다. 아니 오히려 나는 신입보다 훨씬 부족하다. 물론 1년 동안 시간을 투자한 덕분에 경력 기술서에 적을 몇 줄이 생겼지만, 내가 1년 전에 부족했던 부분이 아직도 또 똑같이 부족하다는 걸 깨달았다.
나는 코딩 테스트도 여전히 준비가 안 됐고 면접도 여전히 준비가 안 되어 있었다. 타입스크립트랑 리액트를 사용은 해봤지만 언어나 프레임워크, 아키텍처 그 자체에 대해서는 공부한 적이 한 번도 없었다. 나는 이전회사의 제품 공부하는데 허덕이느라 더 중요한 기초 지식을 완전히 무시해버리고 말았다. 회사는 잘못한 게 없고 오롯이 내 잘못이었다. 처음이라 그런지 뭘 공부해야할지 필요성도 모르고 방향도 못 잡았다. 만약 다시 예전으로 돌아간다면 내가 쏟은 시간의 70%는 일 하는데 쓰고 나머지 30%는 일과 직결된 스택 공부를 하는데 쏟을 것 같다.
이번에 k-devcon에서 주최한 '십이월엔 셀프 회고 릴레이'에서 발표를 맡게 되었는데, 발표 준비를 하면서 많은걸 깨달았다. 내가 좋아했던 회사를 그만두게 된 건 정말 너무 슬펐지만 그래도 덕분에 잠깐 멈춰 서서 내 커리어를 다시 바라보게 되는 소중한 계기가 되었다. 열심히 하고 있던 것에 비해 생각보다 많은 성과가 없었고 전과 똑같이 가면 안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여전히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또 운좋게 새로운 회사에 빠르게 취직이 되었다. 이전 회사는 아예 it 중심인 기업이고, 만들어진 지도 오래됐고 규모도 굉장히 크고 내가 들어가서 해내야 되는 일은 아주 일부분이었다. 반면 새롭게 간 회사는 신생 스타트업이었고, 이전 회사보다 규모가 작았고, 내가 들어가면 해야 될 일과 책임도 전 회사보다 많을 것이다. 이런 환경에서 내가 잘 해낼 수 있을지 그리고 많이 배울 수 있는 환경일지 되게 걱정을 했는데, 걱정했던 것이 무색하게 너무너무 좋은 타이밍과 환경에 들어왔다. 채용된 것 자체도 운이 좋았고 들어와서 지금 내 상황을 바라보니 또 너무 말도 안 되게 좋은 상황이다.
지금 내 상황이 어떻냐면,, 회사에서 기존에 사용하던 프로그램이 점점 덩치가 커지면서 구조를 갈아엎기로 했고, 그래서 아예 완전 새로운 언어와 아키텍처를 도입한 차기 버전으로 나아가려는 시기이다. 나는 이런 상황에서 새로운 추가 인력으로 들어가게 되었다. 그래서 나는 새로운 언어도 배우고 디자인 패턴과 클린 아키텍처, 테스트 코드 등등 여러 도움되는 것들을 공부하고 있다. 초기부터 구조를 잘 짜야 개발자들끼리 소통이 쉽고 개발도 빠를테고 추후 유지보수에 용이할 것이므로 아주아주 중요한 일이다. 그래서 지금 바로 실무에 투입되지 않고 공부부터 시작하고 있는데 너무 재밌고 좋다. 회사에서 이렇게 도움되고 재밌는 공부를 해도 되는걸까,,? 새로운 지식을 습득할 때의 순수한 즐거움을 매일 느낀다.
내가 전공자였다면 한참 전에 했을 공부를 이제서야 벼락치기로 하는 느낌이다. 그래서 되게 창피하기도 하고 왜 이 공부를 난 이제 처음 하는건지 후회되기도 하는데 뭐,, 이제 와서 과거를 후회하는 것은 무의미한 일인 것 같고 이제부터라도 정신 차리고 빠르게 공부를 하는 게 나을 것 같다. (근데 원래 공부는 벼락치기가 짱임. ㅇㅇ)
지금 이직이 되게 힘든 시기고 it 업계가 특히 사정이 많이 안 좋고 시장이 추운데 내가 운 좋게 채용이 된 걸로도 모자라서 너무너무 좋은 사수님도 만났고 심지어 회사에서 공부할 기회까지 줬기 때문에 내가 이 기회를 놓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내게 이런 기회를 준 회사를 위해서라도 나는 책임감을 갖고 확실히 공부하고 빠르게 성장해서 결과물을 내야만 한다. 그래서 요즘 개발 시작한 이후로 최대 한도로 공부하는 중이다. 출퇴근 시간에도 공부하고 회사에서도 공부하고 자기 전에도 공부한다. 근데 힘들지 않고 재밌다.
야근 조금 하는 것은 힘들지도 않다. 정말 힘든것은 갈곳이 없는것, 날 원하는 회사가 없는것, 내가 몰두하고 싶은게 없는것, 하고싶은게 있어도 기회가 없는것, 회사가 망하고 제품을 포기해야 하는것이 진짜 힘든 일이지,,, 그것만 아니라면 난 견딜 수 있다. 회사에서 매일 밤을 샌다고 해도, 일이 너무 몰려서 워라벨이 극악이라고 해도, 내가 만약 잘 못해서 무척 구박 받는다고 해도 감히 불평할 수 없다. 감사히 받아들이고 꼭 잘 해내야만 한다. 나는 나에게 선물처럼 찾아온 이 시기를 놓치지 않고 바닥부터 새롭게 다시 공부한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하고싶다.
전에 다녔던 회사는 나에게 단순히 돈 버는 곳 이상의 존재였다. 내가 회사를 진짜 진심으로 좋아했고.. 동료들이랑도 정말 가족같이 지냈고.. 제품을 내 자식처럼 아꼈다. 회사는 규모가 큰데 비해 너무 예고없이 갑작스럽게 망했다. 내가 만약 로또에 당첨되서 100억을 받아 전부 기부한다해도 겨우 한달 더 버틸수 있을 정도였다. 나는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존경했던 선배들이 우루루 그만두고 애정했던 제품이 흐지부지 되는 것도 싫었다. 회사가 망가지니까 내 인생도 망한 것처럼 느껴졌다. 그래서 절망에 빠져있었는데.. 근데 도망치듯 그만두고 그냥 버티듯 살다 보니 좋은 일이 또 찾아왔다. 인생사 새옹지마라고, 또다시 새로운 환경에서 좋게 시작할줄 몰랐는데 잘 되서 참 다행이다. 물론 지금 회사에 와서 너무너무너무 좋지만, 너무 들뜨지 않고 우쭐해하지 않고 묵묵히 겸손하게 공부를 해야겠다. 새로운 회사에서 만나게 된 넘넘 멋지신 대장님 및 선배님들께 많이 배우고 공부 많이 해야지. 그리고 우리 회사의 무서운 성장세에 나도 전적으로 기여해야지. 앞으로 정말 멋진, 유능하고 조직을 성장시키는, 동료들에게 도움이되고 함께하고 싶은 그런 개발자로 성장하고 싶다.
내 인생 앞으로 화이팅.. 우리 회사도 화이팅.. 그리고 내 첫사랑이자 트라우마(ㅠㅠ...)인 티맥스는 이제 진짜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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